아시안컵 유치, 2002년 영광 재현하는 변곡점 될 것

“2023 아시안컵이 한국에서 열린다면, 국민들이 축구를 통해 하나로 결집하고 새로운 동력을 얻는 계기가 될 겁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 알림대사인 황선홍 U-23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아시안컵 유치는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정파와 이념 등을 떠나 우리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이 바로 축구”라며 “축구는 사회를 통합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빨갛게 물들여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2002 한일 월드컵의 ‘거리 응원’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황 감독은 “그때도 처음부터 길거리 응원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경기장에 못 간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자발적으로 모인 것을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됐고, 이후 적극적인 언론 홍보까지 더해지면서 하나의 응원 문화로 성장했다”면서 아시안컵이 유치된다면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 아시안컵 유치 명분과 축구 역량도 자신했다. 

아시안컵은 당초 내년 6월 중국이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개최를 포기했다. AFC가 대체 개최지 선정에 나섰고 한국, 카타르, 인도네시아가 지난달 15일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개최지는 오는 17일 AF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황 감독은 “카타르는 1988년과 2011년 두차례 개최했고, 2019년 대회도 중동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만큼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나눠 차례대로 개최돼야 한다고 볼때 우리가 명분상 맞다”며 “축구 역량만 놓고 봐도 한국 축구하면 ‘아시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프로축구가 출범한지도 40년이 됐을만큼 기반이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전 세계에서는 6번째(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나라가 됐다”면서 “아시안컵 경쟁국가인 카타르나 인도네시아도 이루지 못한 금자탑을 이뤄냈으니 유치 명분과 역량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아시안컵 유치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우승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황희찬(울버햄튼) 등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이 다수 포진돼 있는데다,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황 감독은 1988년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조별리그 이란전 등에서 2골을 잡아내면서 대형 스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뽐냈지만, 결승전에서는 “운동장에서 홀로 서있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결승전에서 만난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이 운동장을 가득 채워 응원을 하는데, 발이 안 떨어질 정도로 상당히 부담이 컸다”며 “2002년 때도 경험했지만, 홈에서 경기가 치러지면 선수들이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미친듯이 뛰어 다닐 것이고, 63년만에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축구팬들에게는 질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했다. 개최 도시의 경기장들이 개보수를 통해 시설이 업그레이드가 되면, 장기적으로는 축구 팬들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른지 20여년이 지났고, 이제 기반 시설을 한번 쯤 점검해야 할 때인거 같다”며 “이렇게 개최 명분과 당위성, 역량까지 두루 갖춘 한국이 아시안컵을 유치하기엔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단합과 화합으로 가는 길을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전세계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K컬처와 스포츠를 융합해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정부 방침처럼 ‘스포츠 문화 축제’의 분위기를 일찍 띄워야 한다는 의미다. 

황 감독은 “과거에는 스포츠하면 그것에만 초점이 맞춰졌는데, 스포츠만 보는게 우리의 강점인 문화도 동시에 알리는 형태로 치르는 것은 굉장히 좋은 방법 같다”며 “다만 큰일은 누구 한사람 힘으로 되는게 아니듯이 국민들의 관심과 뜨거운 성원이 개최지가 발표되는 그 날까지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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