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4.05.07

비주류 “당심 5 대 여론 5로 바꿔야” vs 주류 “현행대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이 본격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가면서 당권 레이스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르면 내달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에 잠재적 당권 주자들 시선이 당 대표 선거 ‘룰’을 향하고 있다. 당원과 일반 국민 투표 비중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은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선출한다. 당내선 4·10 총선 참패 이후 민심에 즉각 반응하는 집권 여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당 대표 선출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원투표 비중을 줄이고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주자 중 윤상현·김태호·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당선인,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이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언론에 “룰은 당이 정할 문제이지만 당원 100% 투표가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의원은 “5(당원투표) 대 5(여론조사) 정도로 대폭 바꿔줘야 한다”, 안 의원도 “5대 5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등 각각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나 당선인은 최근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서 “특별한 나의 호불호는 없지만 조금 더 의견 수렴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당원 70%에 국민 여론조사 30%로 전당대회를 치렀으나 정진석 비대위 시절 친윤계 주도로 룰을 바꿨다.

안철수·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등 일반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인 비윤계 후보들은 당원 100% 투표로 대표 선출 방식이 적용됐던 지난해 3·8 전대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결국 나 당선인은 3·8 전대를 앞두고 친윤계 초선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불출마 압박을 받은 끝에 출마 뜻을 접었다.

안 의원은 경선에서 김기현 의원에게 패하고 유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인사는 당시에도 당원 100% 투표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반면 주류인 친윤계나 영남권은 ‘당심 100%’ 현행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당 대표가 당원들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심을 거스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행 룰이 유지될 경우 전통적인 보수층 결집을 통해 친윤계나 영남권 의원이 당권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전대 룰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황우여 비대위’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황 비대위원장이 비대위를 구성하면서 지역 안배를 중시하는 것도 전대 룰 개정을 두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 읽히고 있다.

나 당선인은 자신이 주도하는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가칭)의 국회 정식 단체 등록을 준비하고 국민의힘 여성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아서 모임을 정례화하는 등 ‘여의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의정(醫政) 갈등 사태 해결책으로 협의체 구성 등의 해법을 제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인천대에 이어 9일에는 연세대에서 강연하며 외부 활동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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